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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승 음악감독 II <사랑의 불시착>,<그 해 우리는>,<눈물의 여왕>

by 드사 뮤직 2025. 7. 5.

 

<사랑의 불시착>, <그 해 우리는>, <눈물의 여왕> OST 앨범 커버

사랑의 불시착

  • 장르 : 로맨틱 코미디
  • 방영 시기 : 2019.12.14. ~ 2020.02.16.
  • 제작진 : 박지은 작가, 이정효 감독
  • 주요 출연 : 현빈(리정혁), 손예진(윤세리), 서지혜(서단), 김정현(구승준)

사랑의 불시착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표방하지만, 사실은 국경과 이념을 넘어선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남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북한 장교 리정혁이 우연한 사고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스릴과 긴장, 그리고 애틋한 감정을 동시에 품었다. 이 드라마의 세계적 성공 뒤에는 남혜승 음악감독의 공이 크게 자리한다.

남혜승은 이 작품에서 과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한 존재감을 가진 음악을 만들어냈다. 윤미래의 「Flower」는 극 중 인물들이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은근히 감싸듯 표현했고, 백예린의 「Here I Am Again」은 윤세리가 겪는 외로움과 리정혁에 대한 애절함을 투명하고도 깊이 있게 담았다. “형을 위한 노래(Orchestra Ver.)”는 리정혁의 가족사와 내적 고통을 극적으로 표현해 드라마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남혜승은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을 기반으로, 스트링과 어쿠스틱 악기를 적절히 배치해 장면마다 분위기를 세밀하게 설계했다.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감정의 농도 조절을 탁월하게 해냈다. 극 중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장면에서는 잔잔하지만 달콤한 멜로디를, 헤어짐이나 갈등 장면에서는 긴장감이 배어 있는 스트링과 낮은 음역의 피아노로 슬픔과 불안함을 담았다. 남혜승의 음악 덕분에 사랑의 불시착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국경과 이념,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그려낼 수 있었다.

 

그 해 우리는 

  • 장르 : 청춘 로맨스
  • 방영 시기 : 2021.12.06. ~ 2022.01.25.
  • 제작진 : 이나은 작가, 김윤진 감독
  • 주요 출연 : 최우식(최웅), 김다미(국연수), 김성철(김지웅), 노정의(이솔이)

그 해 우리는은 학창시절 한 다큐멘터리로 인해 얽혔던 두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 다시 마주치는 과정을 그린 현실적이고도 서정적인 청춘 로맨스다. 이 드라마는 겉보기에 소박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불안, 설렘, 후회, 미련 같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이 감정의 결을 더욱 정교하게 완성한 것이 바로 남혜승 음악감독의 음악이다.

방탄소년단 V의 「Christmas Tree」는 따뜻하면서도 쓸쓸한 기타 사운드와 미니멀한 피아노 라인으로, 최웅과 국연수의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곡은 드라마뿐 아니라 글로벌 차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OST의 힘을 다시금 증명했다. 10cm의 「Drawer(서랍)」, 비비의 「Maybe if」도 청춘의 흔들림과 아픔을 각기 다른 톤으로 노래하며 극의 감정 폭을 넓혔다.

남혜승은 이 작품에서 여백의 미학을 유독 강조했다. 많은 소리로 감정을 몰아가지 않고, 오히려 잔잔하고 미니멀한 멜로디로 극 중 인물들의 미묘한 표정과 숨소리까지 살려냈다. 대사 없는 장면에서도 음악이 마치 인물의 마음속 대사처럼 울려 퍼졌고, 그 덕에 시청자는 주인공들의 마음속에 더욱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 남혜승의 음악 덕분에 그 해 우리는은 청춘의 현실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은 드라마로 기억된다.

 

눈물의 여왕

  • 장르 : 로맨틱 코미디 & 가족 드라마
  • 방영 시기 : 2024.03.09. ~ 2024.04.28.
  • 제작진 : 박지은 작가, 장영우 감독
  • 주요 출연 : 김수현(백현우), 김지원(홍해인), 박성훈(윤은성), 곽동연(홍수철)

눈물의 여왕은 화려한 재벌가와 평범한 남편의 결혼 생활,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가족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의 특별함은 코미디와 멜로, 그리고 가족극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적 색채가 빠르게 교차한다는 점인데, 이 극단적인 정서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준 것이 바로 남혜승 음악감독이다.

대표곡 백현의 「Love You Again」은 달콤함 뒤에 묻어나는 애절함을 담아 주인공 백현우의 복잡한 마음을 노래했고, 장범준의 「When My Eyes Open」은 밝고 경쾌한 멜로디로 극의 유쾌함을 살렸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곡은 하현상의 「Tears in the Palace」였다. 오케스트라와 전통 악기가 어우러진 이 곡은 재벌가의 화려함과 그 이면의 공허함을 동시에 담아내며, 극의 무게감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남혜승은 눈물의 여왕에서 감정 온도차의 정교한 설계를 보여줬다. 같은 테마곡을 두고도 편곡과 악기 구성을 장면마다 바꿔가며, 한순간 웃음에서 눈물로, 다시 긴장과 음모로 넘어가는 극의 흐름을 음악으로 부드럽게 이어붙였다. 이 작품은 특히 남혜승이 음악을 “숨은 내레이션”처럼 활용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음악은 주인공들이 말하지 못한 진심을 대변하며,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에도 긴 여운에 사로잡히도록 만든다.

덕분에 눈물의 여왕은 그저 화려하고 자극적인 재벌가 드라마로 끝나지 않았다. 코미디와 멜로, 서스펜스와 가족극이 하나의 음악적 흐름으로 묶여, 시청자에게 사랑과 권력,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복합적 감정을 남겼다. 이처럼 남혜승의 음악은 드라마의 이야기 그 자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