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 감정의 캐릭터화를 음악으로 구현하다
- 방영 시기 : tvN · TVING, 시즌 1 (2021) / 시즌 2 (2022)
- 연출 · 극본 : 이상엽 감독 / 송재정 · 김윤주 작가
- 출연 : 김고은 · 안보현 · 진영 외
- 장르 · 키워드 : 실사+애니 혼합 로맨스 감정 세포 메타버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라는 인물의 일상을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오가며 감정 세포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처럼 복합적인 구조와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김태성 음악감독은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설계하며 서사의 중심을 음악으로 묵묵히 지탱하고 있습니다. 유미의 현실 세계에서는 절제된 피아노 선율과 따뜻한 스트링이 인물의 감정 곡선을 조용히 따라가며 시청자의 몰입을 돕고, 세포들의 세계에서는 밝고 리드미컬한 사운드로 유쾌함을 배가시켰습니다. 특히 사랑을 시작하고, 갈등하고, 이별을 맞는 순간마다 감정이 고조되거나 추락할 수 있는 장면들을 음악이 과하지 않게 조율하며 드라마 전반에 자연스러운 감정의 리듬을 부여하였습니다. 드라마틱한 연출보다는 캐릭터 감정을 지지하고, 내면 세계와 외부 세계 사이의 간극을 음악으로 메우는 방식은 이 작품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김태성 감독의 음악은 감정 그 자체를 묘사하기보다, 그 감정이 태어나는 배경과 흐름을 함께 다루며 시청자에게 더욱 깊은 공감을 유도합니다. 이는 음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서사의 해석자로서 기능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나의 해방일지: 여백으로 감정을 채우는 음악
- 방영 시기 : JTBC, 2022.04.09. ~ 06.05.
- 연출 · 극본 : 김석윤 감독 / 박해영 작가
- 출연 : 김지원 · 손석구 · 이민기 · 이엘
- 장르 · 키워드 : 시골 출퇴근 드라마 · 권태 · 해방 독백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해방’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처럼 감정의 표현이 격하지 않고 절제된 드라마에서 김태성 음악감독은 음악을 앞세우기보다 장면의 감정선을 조용히 따라가며 서사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미니멀한 신스 구성은 인물의 말 없는 고백과 고요한 고뇌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긴 정적 속에서도 감정의 움직임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염미정(김지원)의 독백 장면이나 구씨(손석구)의 침묵 속에서 음악은 대사 이상의 울림을 전하며, 시청자가 인물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음악은 절대 장면을 주도하지 않으며, 마치 인물의 곁을 지키는 동반자처럼 조용히 존재할 뿐입니다. 이러한 ‘감정을 끌어내는 음악’이 아닌 ‘곁에 머무는 음악’의 연출 방식은 드라마의 서정성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김태성 감독은 감정의 크기를 키우기보다, 그 감정이 피어나는 작은 틈을 지켜보는 음악을 통해 <나의 해방일지>가 가진 정적 미학을 극대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음악이 화면보다 먼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낸 작품입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 현생을 초월한 로맨스를 감싸는 따뜻한 선율
- 방영 시기 : JTBC, 2024.03.11. ~ 05.21.
- 연출 · 극본 : 김석윤 감독 / 이남규, 김수진 작가
- 출연 : 김혜자 · 손석구 · 한지민 외
- 장르 · 키워드 : 판타지 로맨스, 감성 멜로, 사후세계 드라마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2024)은 80세로 세상을 떠난 주인공 ‘해숙’이 젊어진 남편 ‘낙준’과 천국에서 다시 만나며 펼쳐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입니다.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따뜻한 감성과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이 독특한 로맨스 서사를 감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김태성 음악감독입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죽음을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김태성 음악감독은 이러한 서사에 맞춰 감정을 과장하거나 억지로 끌어내기보다, 삶의 여운을 천천히 스며들게 하는 음악을 선택하였습니다. 잔잔한 피아노와 서정적인 스트링이 중심이 된 테마들은 시청자가 주인공 해숙과 낙준의 사랑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해숙이 천국에서 낙준을 처음 다시 마주하는 장면, 함께 젊은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는 장면 등에서 음악은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하며 극의 정서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임영웅이 부른 OST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드라마의 대표 테마곡으로, 그의 섬세하고 담백한 보컬이 극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김태성 감독의 음악 연출과 임영웅의 음색이 조화를 이루며, 이 드라마는 ‘사랑의 완성은 기억과 음악에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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