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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Director

김태성 음악감독 <유미의 세포들>, <나의 해방일지>, <천국보다 아름다운>

by 드사 뮤직 2025. 6. 13.

김태성 음악감독은 한국 드라마의 장르 경계를 넘나들며, 매 작품마다 정서적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음악 연출로 주목받는 인물입니다. <유미의 세포들>, <나의 해방일지>와 같은 감정 중심 서사뿐 아니라, 2024년 JTBC에서 방영된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음악으로 드라마 팬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김태성 감독의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작품별로 분석하고, 그가 어떻게 다양한 정서를 설계해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유미의 세포들: 감정의 캐릭터화를 음악으로 구현하다

<유미의 세포들>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독특한 드라마로, 감정 세포들을 통해 유미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처럼 독창적인 콘셉트 속에서 김태성 음악감독은 유미의 감정선을 ‘과장 없이, 섬세하게’ 표현하는 음악으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캐릭터 감정의 흐름에 맞춰 배치된 피아노 선율, 부드러운 스트링, 따뜻한 일렉트로닉 요소는 유미의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특히 세포들의 유쾌한 움직임과 현실 세계의 감정선 사이의 간극을 음악이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과한 드라마틱 연출 대신 ‘감정을 지지해주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유미의 세포들>의 사운드 연출은 캐릭터 기반 드라마 음악의 좋은 사례로 평가됩니다.

나의 해방일지: 여백으로 감정을 채우는 음악

JTBC의 <나의 해방일지>는 일상의 권태와 고요 속 해방을 다룬 감성 드라마입니다. 김태성 음악감독은 이 작품에서 '감정을 말하지 않고 느끼게 하는' 음악 연출로 진가를 드러냈습니다.

피아노, 통기타, 미니멀한 신스 사운드 등으로 구성된 OST는 극 중 인물들의 대사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합니다. 특히 극 중에서 구씨(손석구)의 무표정 뒤에 숨겨진 감정, 염미정(김지원)의 내면 독백 장면 등은 음악이 없었다면 공허했을 수도 있는 순간들입니다.

김태성은 이 작품에서 ‘비움의 음악’을 선택했습니다. 음악이 앞서서 감정을 이끌기보다는 장면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며, 시청자가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드라마의 시적 분위기와 어우러져, 오랜 여운을 남기는 장면들을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감싸는 따뜻한 선율

2024년 상반기 종영한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말기 암을 선고받은 한 여성이 가족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감정적으로 극단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 작품은 절제된 연출과 따뜻한 시선으로 깊은 감동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감동을 완성한 중요한 축이 바로 김태성 음악감독의 음악이었습니다.

김태성은 이 드라마에서 삶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주인공과 남겨진 가족들의 감정을 조용하고도 깊이 있게 포착했습니다. 주 멜로디는 피아노와 잔잔한 스트링이 중심이 되며, 과도한 슬픔을 강조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지지하는 음악이 중심을 이룹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인물들의 복합적 감정을 ‘비극’이 아닌 ‘이해’와 ‘수용’의 정서로 풀어낸 음악은, 극 중 여러 명장면을 더욱 깊이 있는 메시지로 전환시키는 힘을 발휘했습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통해 김태성은 '삶을 음악으로 어루만지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양한 장르, 하나의 감정 설계자 — 김태성 음악감독

김태성 음악감독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서사와 인물의 감정을 음악으로 섬세하게 조율하는 능력을 지닌 아티스트입니다. <유미의 세포들>의 경쾌한 감정선, <나의 해방일지>의 조용한 침잠,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절제된 감동까지 — 각각의 작품 속에서 그는 음악을 단순한 배경음이 아닌 ‘서사 그 자체’로 작동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깊은 감정을 전할 수 있는 이유, 그 중심에 김태성 음악감독의 음악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