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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Director

김준석 음악감독 <시그널>, <비밀의 숲>, <더글로리>

by 드사 뮤직 2025. 7. 6.

김준석 음악감독의 대표 작품 <시그널>, <비밀의 숲>, <더 글로리> OST 앨범 커버

 

김준석 음악감독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감정선을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그널>, <비밀의 숲>, <더 글로리>와 같은 대표작에서 보여준 음악 연출은 극의 몰입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대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음악 연출의 특징과 감정 전달 방식, 그리고 장면 속 사운드가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시그널 ― 장르물에 감성을 더한 긴장감의 사운드

[작품 개요]

  • 제목 : 시그널
  • 장르 : 범죄 수사 스릴러
  • 방영 시기 : tvN, 2016.01.22. ~ 2016.03.12.
  • 감독 : 김원석
  • 주요 출연 : 이제훈(박해영), 김혜수(차수현), 조진웅(이재한)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무전으로 잇는 독창적인 설정과 탄탄한 서사로, K-드라마 장르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김준석 음악감독은 단순히 스릴과 서스펜스만을 강조하지 않고, 사건 뒤에 숨은 인물들의 감정까지 세밀하게 음악에 담아냈습니다. 대표 테마곡 「재한의 추리」는 피아노와 전자음이 교차하며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시간과 사건이 얽히는 드라마의 구조적 특성을 사운드로 효과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김준석 감독은 반복되는 주제 선율을 통해 ‘기억’과 ‘후회’라는 드라마의 핵심 정서를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각인시켰습니다. 과거 형사가 무전을 통해 현재 형사에게 사건 단서를 전달할 때마다 흐르는 음악은 관객의 숨소리까지 조절하듯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서사의 템포를 주도했습니다. 또한 서스펜스 음악이 단순히 빠르고 강렬한 리듬에 의존하지 않고, 낮은 음역의 전자악기와 잔잔한 현악으로 심리적 압박감을 만들어낸 점은 김준석 음악감독만의 섬세한 스타일이었습니다.

《시그널》에서 그의 음악은 단순한 장면의 배경이 아니라, 극의 한 축이자 보이지 않는 서사로 기능했습니다. 이처럼 김준석 음악감독은 장르물에서도 감성을 잃지 않으며, 이야기의 내면을 소리로 풀어내는 특별한 음악적 언어를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시그널》은 사건의 흥미를 넘어서, 인물들의 상처와 시간의 무게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비밀의 숲 ― 감정 절제와 추리의 균형을 맞춘 사운드 연출

 

[작품 개요]

  • 제목 : 비밀의 숲
  • 장르 : 법정·수사 스릴러
  • 방영 시기 : tvN, 2017.06.10. ~ 2017.07.30.
  • 감독 : 안길호
  • 주요 출연 : 조승우(황시목), 배두나(한여진)

《비밀의 숲》은 법조계와 검찰 내부의 부패와 권력 다툼을 다룬 미스터리 드라마로, 차가우면서도 치밀한 전개로 큰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김준석 음악감독은 극의 서늘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섬세하게 감정을 건드리는 음악 연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는 감정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음악으로 《비밀의 숲》의 미스터리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으며, 극 중 긴장감을 조용히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비밀의 숲》의 OST는 일반 스릴러 음악처럼 화려한 효과음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대신 미세한 템포 변화, 절제된 피아노 리듬, 현악의 낮은 음색 등으로 극의 분위기를 유지하며, 장면 속 정적을 한층 더 깊게 만듭니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 단서가 드러나거나 황시목이 결정적 진실에 다가갈 때, 김준석은 저음 기반의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를 과감히 전면에 배치하여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테마곡 「Forest of Secrets」는 불협화음을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음계 구성으로, 인물 간의 신뢰와 의심, 그리고 스토리의 복잡함을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곡은 듣는 이로 하여금 심리적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이야기 속 미묘한 갈등을 음악적 언어로 드러냅니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비밀의 숲》을 통해 음악이 전면에 나서지 않아도,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세밀하게 조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그의 음악 덕분에 《비밀의 숲》은 더욱 밀도 높고 심리적으로 깊이 있는 드라마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더 글로리 ― 복수 서사와 감정의 깊이를 음악으로 풀어내다

 

[작품 개요]

  • 제목 : 더 글로리
  • 장르 : 복수극, 사회 드라마
  • 방영 시기 : 넷플릭스, 파트 1 (2022.12.30.), 파트 2 (2023.03.10.)
  • 감독 : 안길호
  • 주요 출연 : 송혜교(문동은), 이도현(주여정), 임지연(박연진)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문동은이라는 인물이 준비한 복수극을 치밀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이 작품에서 슬픔과 서늘함, 고독과 분노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동시에 담아내며, 극의 서사적 밀도를 한층 높였습니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분위기를 배경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을 드러내고 장면의 감정선 전체를 주도하는 강력한 서사적 역할을 했습니다.

대표 OST인 「Pain and Glory」는 느린 피아노와 현악 사운드가 중심이 되어, 문동은이 느끼는 고통과 복수의 집념을 절절히 그려냈습니다. 이 곡은 드라마의 슬로우 모션 장면이나 문동은의 고독한 순간에 자주 사용되며, 단순히 음악이 흐르는 수준을 넘어 장면을 이끌어가는 힘을 발휘했습니다. 김준석은 감정 표현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복수의 집요함과 슬픔의 깊이를 음악으로 정교하게 배치하였습니다.

특히 그는 단순히 슬픈 멜로디에 머무르지 않고, 스트링 사운드의 긴장감과 리듬의 미묘한 변화로 내면의 울분과 갈등을 함께 표현했습니다. 이런 디테일 덕분에 《더 글로리》의 서사는 무겁고 복잡했지만, 음악 덕분에 시청자들은 문동은의 심리와 감정의 깊이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더 글로리》를 통해 음악이 단순한 삽입곡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의 한 축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의 음악은 작품이 끝난 뒤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울림을 남기며, K-드라마 OST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