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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Director

김장우 음악 감독 <검은 태양>,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의 이해>

by 드사 뮤직 2025. 7. 19.

<검은 태양>, <사랑의 이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OST 커버

 

검은 태양 ― 냉철한 첩보 액션을 완성하는 묵직한 음악

  • 방영 시기 : MBC, 2021.09.17. ~ 10.23.
  • 연출·극본 : 김성용 감독 / 박석호 작가
  • 출연 : 남궁민·박하선·김지은 외
  • 장르‧키워드 : 국가정보원 첩보전·암살·복수

김장우 음악감독은 《검은 태양》에서 ‘묵직함 그 자체’를 구현하기 위해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층위를 과감히 덜어내고, 저역 중심의 808베이스·필터드럼·인더스트리얼 신스를 주력 질감으로 삼았습니다. 메인테마는 BPM96 둔중한 킥-스네어 루프에 단조 5음 페달톤을 32마디 이상 끊임없이 반복해 “숨이 막히는 긴장감”을 청각적으로 고정했고, 하이햇은 극 중 인물의 심장 박동을 따라 백분의 1초 단위로 레이어 시프팅하여 추격선의 속도감을 실시간 동기화했습니다. 총격·근접 전 씬에서는 톱니파형 신시사이저를 디스토션 60%·리버브 5.4초로 변조해 금속이 부딪히는 잔향과 총열의 뜨거운 온도를 한 번에 전달했고, 정보전 씬에서는 동일한 톤 그대로 앰비언트로 늘려 “얼음같이 차가운 브레인게임”을 표현했습니다. 한지혁의 내면을 상징하는 피아노 모티프는 4마디 단위로 반음을 내려가며 정신적 침몰을 암시하고, 최종화에서만 처음으로 스트링 6성을 겹쳐 내·외부 갈등이 하나로 봉합됐음을 알립니다. 음악은 화면 밖에서 플롯을 전진시키는 또 하나의 서브텍스트가 돼, 시청자는 장면 전환 없이도 소리만으로 앞으로 벌어질 위협을 직감하게 됩니다. 그 결과 《검은 태양》은 “OST까지 냉혹한 한국형 첩보물”이란 찬사를 얻었고, 김장우는 화려함보다 깊이를 중시하는 액션 사운드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클래식과 감성을 잇는 꿈 같은 선율

  • 방영 시기 : SBS, 2020.08.31. ~ 10.20.
  • 연출·극본 : 조영민 감독 / 류보리 작가
  • 출연 : 김민재·박은빈·김성철·박지현
  • 장르‧키워드 : 클래식 청춘멜로·음대 로맨스·브람스 오마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에서 김장우 음악감독은 이 드라마에서 실제 브람스 원곡과 자작 스코어를 고밀도로 교직해 “드라마가 곧 리사이틀”이라는 몰입을 창조했습니다. 메인테마 〈träumerei : 꿈〉은 전주 8마디 동안 피아노와 첼로만으로 섬세한 루바토를 주고, 9마디째부터 바이올린·비올라 더블링을 3도 간격으로 올리며 ‘설렘과 흔들림’을 동시에 들려줍니다. 이어지는 B파트는 피아니시모 스트링을 디미누엔도 없이 롱톤으로 유지해 청춘 고민이 길게 잔류하는 질감을 만들었고, 클라이맥스에서 처음 등장하는 호른 솔로는 2옥타브 아래를 받쳐 “미완의 열정”을 청각적으로 채색합니다. 연주회 씬엔 실제 오케스트라 라이브를 현장 녹음해 관객 기침·악기 숨노이즈까지 살렸는데, 이는 콘서트홀 리얼리티를 살리려는 의도였습니다. 극 중 주조연의 독백 씬에선 같은 피아노 모티프를 스테레오 9시·3시에 위치시켜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같은 감정으로 울리는 마음”을 공간적으로 배치했고, 불안이 극대화되는 순간에는 이를 반음 위로 반전시켜 “음악적 불협→감정적 갈등”을 연결했습니다. 마지막 회 재회 장면에서는 브람스 〈Intermezzo Op.118‑2〉를 원곡 대비 12 BPM 빠르게 연주해 성숙한 청춘의 박동을 표현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클래식·오리지널이 시소처럼 반응하는 편곡은 전례 드물게 섬세하단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에게 ‘한 편의 실황 콘서트 같은 멜로드라마’라는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사랑의 이해 ― 현실 연애의 무게를 음악으로 풀어내다

  • 방영 시기 : JTBC, 2022.12.21. ~ 2023.02.09.
  • 연출·극본 : 조영민 감독 / 이서은 작가
  • 출연 : 유연석·문가영·금새록·정가람
  • 장르‧키워드 : 현실 로맨스·은행 배경·사각관계

《사랑의 이해》에서 김장우 음악감독은 화려한 악기보다 ‘속마음을 비추는 저음’ 전략으로 은행이라는 건조한 일상에 잠복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주제곡 〈Love Song〉은 60BPM 미니멀 피아노‑베이스 듀오로 출발, 12마디마다 첼로를 가세해 감정층을 하나씩 얹는 구조인데, 이는 사랑이 “말 대신 쌓이는 여백”임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주인공 수영·상수의 눈 맞춤 씬엔 로우컷 어쿠스틱 기타를 PAN 중앙에서 ±10 °로 가볍게 흔들어 “꺼내지 못한 말의 떨림”을 공간 중앙에 고정했고, 갈등 폭발 씬에는 같은 모티프를 일렉 기타 Fuzz, 피치 쉬프트‑1키로 변조해 관계 왜곡을 음으로 표현했습니다. 네 인물의 서사가 교차할 때는 피아노·클라리넷·첼로·기타 네 악기를 독립 모노 트랙으로 배치, 서로 다른 도시 소음을 상징하는 EQ 프로파일로 믹스해 ‘사랑의 사각형’을 청각적으로 시각화했습니다. 에필로그마다 반복된 〈Love Song〉은 회차별로 템포·메이저/마이너 모드를 다르게 편곡해 사랑의 현재 State를 요약, 곡이 들리는 즉시 시청자가 장면 감정 점수를 복기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마지막 회엔 초반 피아노 멜로디를 풀 오케스트라로 확장, 동시에 Loop Drum을 완전히 제거해 “고백도 이별도 끝난 뒤 찾아오는 긴 여백”을 강조하며 현실 연애의 씁쓸 달콤함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절제형 서정 음악 덕분에 드라마는 “OST가 대사보다 깊다”는 호평을 받았고, 김장우는 일상의 잔향까지 포착하는 현실 로맨스 사운드의 교본을 완성했습니다.